저는 터널을 못 탔습니다. 정말 못 탔어요. 면허를 따고 2년을 손도 안 댔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터널이었거든요. 지하도로도 마찬가지였어요. 어두운 곳에 들어가면 시야가 확 줄어드는 것 같고, 앞이 제대로 안 보여서 공황장애처럼 느껴졌습니다 ㅠㅠ
근데 가을이 되면서 남편이 일을 빨리 가야 했어요. 새벽 6시에 출발하는데 아이는 유치원이 7시 반에 있었거든요. 저도 이제 아이를 데려다줘야 했어요. 그런데 유치원 가는 길이 다리를 건너서 가는 건데 그 다리 아래가 터널이었어요 ㅋㅋ 상황이 너무 어려워서 '이제 진짜 해야 한다' 고 생각했습니다.
네이버에 '터널 운전 공포' 라고 검색했는데 생각보다 저처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그리고 '자차운전연수' 라는 게 있다는 걸 알았어요. 내 차로 연습하는 거라서 길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광명에도 자차운전연수 전문 업체들이 많았는데, 광명 가학동에 있는 곳을 선택했습니다. 가격은 3일 10시간에 45만원이었어요.
처음 상담할 때 강사님이 '터널 공포는 조명이 문제예요. 조명 적응만 하면 됩니다' 라고 간단하게 말씀해주셨는데, 그 말이 조금 희망적으로 들렸어요. 너무 큰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가격도 내돈내산으로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첫 날은 터널이 아닌 일반도로에서 시작했어요. 광명 가학동 우리 집 근처 도로에서 기초를 다시 잡았습니다. 신호도 보고, 차선도 유지하고, 속도도 조절했어요. 강사님이 '터널 들어가기 전에 일반도로부터 차선 유지를 완벽하게 하셔야 해요. 터널에선 집중이 더 필요하거든요' 라고 했습니다. 40분 정도 연습했는데, 강사님이 '좋아요, 이 정도면 준비가 되셨어요' 라고 했어요.
그 다음에 드디어 광명 일직동으로 가는 터널에 들어갔습니다 ㅠㅠ 터널 입구까지 가는 동안 제 손은 계속 떨렸어요. 강사님이 '차를 한 번 봐봐요. 앞 차의 뒷불이 잘 보이죠? 그걸 따라가세요. 그리고 라이트를 켜줘야 해요. 터널 들어가기 전에 헤드라이트를 켜세요' 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처음엔 헤드라이트 켜는 것도 깜빡할 정도로 떨렸거든요 ㅋㅋ
터널 들어가는 순간이 정말 무서웠습니다. 밝던 세상이 갑자기 어두워지니까 시야가 완전히 바뀌더라고요. 손가락이 떨렸고, 숨도 짧아졌어요. 강사님이 '천천히... 침착해요... 라이트 불빛 따라가세요' 라고 계속 말해주셨는데 그게 없었으면 못 했을 것 같아요 ㅠㅠ 터널은 생각보다 길지 않았는데, 출구가 보였을 때 정말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터널 나온 후에 강사님이 '보셨죠? 실제로는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조명만 적응하면 돼요' 라고 했는데 정말 맞더라고요. 한 번 들어가고 나오니까 다음 터널은 조금 나았어요. 그 날 총 3개 터널을 들어갔는데, 마지막 터널은 거의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날은 지하도로 연습을 했어요. 광명 소하동의 상가 지하도로였는데, 터널보다는 더 무서웠어요. 왜냐하면 회전도 해야 하고, 다른 차들도 많거든요. 강사님이 '지하도로는 거리감이 달라요. 앞 차와의 거리를 넉넉히 해주세요' 라고 했습니다. 처음엔 앞차와의 거리가 자꾸 좁혀졌어요. 어둠 때문에 거리 감각이 정확하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강사님이 '좀 더... 좀 더... 이 정도면 좋아요' 라고 계속 지적해주니까 점점 감이 왔어요.
지하도로에서 가장 어려웠던 건 회전이었습니다. 원래도 어려운데 조명이 약하니까 더 어렵더라고요. 강사님이 '회전할 때도 라이트가 중요해요. 우회전이면 오른쪽 방향을 더 집중해서 봐야 합니다. 그리고 회전 각도를 천천히 해요' 라고 알려주셨어요. 4번 정도 연습하니까 가능해졌습니다.
마지막 날 오후에는 비 오는 날씨 시뮬레이션을 했어요. 실제로 비가 조금 오고 있었는데, 강사님이 '비 오면 조명이 더 중요해요. 앞 차의 뒷불을 더 잘 봐야 합니다' 라고 했습니다. 터널 + 비 라는 최악의 상황을 연습했는데, 이것도 해보니까 전혀 다르더라고요. '이 정도면 혼자 해도 된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수 받은 지 한 달이 지났는데 지금은 터널을 잘 탑니다. 처음엔 숨이 가빴는데 이제는 그냥 도로다 이런 생각을 해요. 여전히 조심스럽지만 무서움은 거의 없어졌거든요. 45만원은 비쌌지만 내 공포를 극복하기 위한 투자로는 가성비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줄 때도 이제 편하고, 지난주에는 광명을 넘어서 인근 지역도 다녀왔어요. 터널이 있는 도로도 거리낌 없이 탑니다. 지하도로도 마찬가지고요. 공포가 능력이 되는 경험이 정말 신기했습니다. 터널이 두려운 분들에게는 진심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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